이런 글을 써도 될까?
모든 직업인이 그렇겠지만 저도 학교가 힘들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과연 내가 현명하게 진로 선택을 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후회한다기보다는... 뭐랄까? 다른 일을 했다면 내 삶은 어땠을까? 교사의 삶에 대해 좀 더 알았더라면 그래도 이 길을 선택했을까? 하는 생각들을 해봅니다. 평생 학교만 다니다가 죽는 것만 같아서 바깥세상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학교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교육과를 다니는 대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많이 주저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이고 만약 이 글을 교사가 되고 싶은 친구들이 보고 있다면 천천히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이 글의 제목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본다면 분명 더 좋은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좌절이나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려 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하니까요.
교사의 삶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학교와 아이들에게 열정적(헌신적) 일 수 있고 가끔씩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소진 위기들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추천하는 것은, 선생님을 꿈꾸는 고등학생이라면 또는 대학생이라면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함께 아래 질문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 답을 찾아보면 더 좋은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혼자보다 가능하면 함께 생각해 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는 것은 제 비유가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건 마치 '분노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메커니즘'과 같은 것입니다.
예전에 TV에 나온 유명하신 강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분노는 자신의 예상 시나리오에 그 상황이 들어있지 않는 경우에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분노가 예상되는 상황을 미리 상상해 볼 수 있다면 그리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고 분노하는 마음도 감소할 것이란 이야기였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분노에 대처하는 방법 메커니즘과 같습니다.
제가 만약 교사의 삶에 대해 미리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더라면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생각하기만 해도 미안하고 죄송했던 엄마가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소원이라면 못 들어줄 이유가 없다며 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글처럼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생각해 보지 못하고 선생님이 된 것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친구들은 저보다 많은 직업 정보를 접하고 진로를 선택하겠지만 아직도 많은 친구들 가운데 교사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직업 특강에는 대부분 멋진 꽃길만 이야기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은 시간에 그 직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을뿐더러 친구들에게는 긍정적인 이야기가 우선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고 더 알아보는데 도움이 되니까 그게 더 맞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그 정도의 정보는 이제 부족하지 않을까요?
교사라는 직업은 학생들도 10년 이상을 보아온 직업입니다. 이 정도면 교사란 직업에 대해 공강 시간에 무슨 일을 선생님들이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다른 어떤 직업보다 충분한 간접체험을 해 본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것도 질적이고 깊은 진로 탐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정도로 서론을 적었으면 저도 이제 조심스럽게 이야기 꺼내봐도 되겠죠?
이래도 교사가 되고 싶어?
1. 가까운 미래에 학생은 교대나 사범대를 나와 교사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이 교사가 되었다면 학생과 비슷한 학력을 지닌(대학을 나온)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이름 있는 기업 다닐 거라 생각합니다. 예전 같진 않겠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교직의 학력 수준은 높으니까요. 하지만 학생의 학교에 근무하면서 받는 월급이나 연봉은 그 친구의 2/3 정도나 아니면 심지어 절반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럴 때 경제적인 부분에서 친구들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경제적 것 외에 선생님이 되려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다른 직업을 가진 친구들과 연봉이 비교가 되는 경우 어떻게 자신에게 용기를 줄 것인가요?
2. 일반적인 회사와 다르게 선생님은 수업을 하는 시간과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별도로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한번 수업 준비를 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더 늘어나 이글이 쓸모없는 과거를 추억하는 일이 되길 바라지만 공강 시간은 하루에 2~3시간 정도가 될 것입니다. 평균 정도의 열정을 가진 선생님이라면 이것저것 수업 외에 업무가 따로 있어서 공강 시간에 수업 준비를 하기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더 즐겁고 유익한 수업을 준비하려면 별도로 필요해서 퇴근 이후나 주말에 수업 준비하는 상황이 빈번할 것입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평상시에도 자신의 개인 시간을 종종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
주말이나 퇴근 후에 일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줄 것인가요?
3. 아직까지 선생님은 평일에 연가(휴가)를 사용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담임 선생님이나 교과 선생님이 연속 학교에 빠지는 기억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다른 선생님께 미안해서 정말 아프지 않은 이상 쉬기가 좀 힘들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학교에서 수업을 누군가 해주지 않습니다. 이것만 해결되어도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방학을 이야기하며 이런 불편한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저 아파서 쉬어야 하거나 집안일이 있거나 쉬고 싶을 때 편하게 쉬는 게 방학이 있는 것보다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보다 더 좋지 않은 직업 환경을 가진 곳도 많을 것입니다. 휴가라는 부분은 직업 탐색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앞으로 갖게 될 직업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은 원할 때 조금 쉬지 못해도 괜찮은가요?
4. 교사가 꿈이라면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이 되길 원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많이 배우고 준비하겠죠. 그런데 학교생활하다 보면 그런 선생님의 노력을 아주 무시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과 유형들이 어떠한지는 아마 잘 알 것입니다.
그런 다양한 유형의 친구들이 선생님이 된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그 친구들을 조금씩 변화시킬 방법을 생각해 본 적 있나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아직 성숙한 어른이 아닙니다. 그러니 당연히 학교에 다니겠죠. 학교는 단순히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닐 것입니다. 아이들을 좋은 어른으로 만드는 것이 선생님이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어른을 만들려면 좋은 선생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학생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생각하면서 좋은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적당한 월급을 받고 적당히 쉬는 선생님이 되기를 원한다면 다른 직업을 가진 친구들의 연봉을 더 부러워하고 자신이 원할 때 쉬지 못하는 선생님의 직업 환경에 대해 더 아쉬워하고 상처를 주는 친구들을 만날 때 더 고통스러워할지도 모릅니다.
선생님이 되려고 하는 당신은 성실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되려는 목적이 뚜렷한 어떤 이상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새로운 것을 쉽게 배우려는 수용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좋은 선생님이 더 쉽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교사가 될 수 있고 제가 바라보는 학교가 전부는 아닙니다. 당신이 선생님이 되는 그때의 학교는 지금보다 더 좋아져 있겠지만 학교의 본질적인 부분을 보았을 때 잘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기에 이렇게 이야기해 본 것입니다.
교사라는 직업을 더 알고 싶다면 시간을 갖고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이 교사가 되고 싶은 친구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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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글이란 걸 써보고 싶어서 블로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읽어줄까? 제가 생각해도 너무 기가 찹니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 자료도 공유하면서 살짝 에세이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카테고리에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학교는 제가 평생 다녔던 곳이니 제 기준에는 적절합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선생님과 앞으로 학교에 다니고 싶은 꿈을 꾸는 분들이 읽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모두들 다 생각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학교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분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