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요?

schoolculture 2024. 6. 24. 00:00

 

 

 
"많은 학자들과 학교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교사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사의 전문성은 곧 수업 전문성이어야 하겠죠."
- 연수 강의에서... -

 
오늘은 학교에서 교사의 수업 전문성에 대한 연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수를 듣는 내내 교사의 수업에 대한 전문성은 대단히 중요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수를 듣는 내내 제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20년 동안 학교생활 하면서 수업 전문성을 갖춘다 하더라도 교사의 지위나 인식이 개선될 것 같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교사에게 수업 전문성은 인정받는 교사를 위한 충분 조건일까요? 필수 조건일까요? 수업은 교사가 열정을 쏟아야 할 전부일까요? 수업 전문성이 어느 정도 도달해야 사회는 교사를 인정해 줄까요?

교사가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 기준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수업을 잘하는 완벽한 교사 집단이 모여 있는 학교가 있다 하여도 사회와 부모의 입장에서 만족이란 것은 없지 않을까?

사회는 더 협력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부모는 학교가 자녀의 직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다른 형태의 두 바람을 모두 만족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직이나 기업에 대해 만족이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교육은 인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자녀에 대한 일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 같습니다.
 
학교는. 수업은. 성적은. 네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한 거야. 다른 친구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아야 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으니까.

더 좋은 교육을 받아야 더 좋은 직업을 얻게 된다는 공식은 수업 전문성을 성적 향상에 기준을 맞추게 하고 전문성의 끝을 알 수 없게 합니다.

그리고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학원교육을 더 가열시키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게 교육을 바라보는 현실적인 시선이 아닐까 싶어요.
 
이렇게 교육을 좋은 직업을 위한 도구, 사회적 신분 상승의 도구로 여기는 관점에서 본다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자녀의 성적에 대해 학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교육으로 향하는 이유를 학교의 탓으로 돌리지만 전문성이 완벽한 교사 집단을 가진 학교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관점으로 본다면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성적 향상에 있어서 학교는 학원을 따라가기 힘들지 않을까?. 그 메커니즘이 학원이란 기본적으로 학교 교육을 받은 후 더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으로 받는 추가적 교육이니까요.
 
부모의 교육열을 능가하는 학교 수업의 만족이란 있을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전히 교육을 경제적 신분의 상승을 위한 도구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지만,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조금씩 기존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선생님. 제 아이는 공부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녀 공부는 괜찮습니다. 공부를 잘해야만 돈을 잘 버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아이가 즐겁게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상담 신청했어요.", "선생님 학교에서 금융이나 AI 이런 교육 안 해주나요?" 

 
 이제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가지로 꼽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신분 상승의 수단(뿐만 아니라?)에서 삶을 제대로 이해하고 살기 위한 도구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학교는 성적 향상을 주 목표로 하는 학원과 또 다릅니다. 국가, 부모, 학생, 교사, 사회까지 다양한 바람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모두에게 인정받는 교사가 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인 교과 전문성은 갖추되 선생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 부분을 살려 선생님만의 색깔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교과 전문성이 자신에게 맞는 색깔이다 싶으면 열심히 교과 수업 역량을 더 키우시면 되고, 힘들고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하시면 꼭 상담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아픔에 관심 가지는 선생님이 되는 거죠.

다채로운 빛을 내는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한 가지 색깔을 내고 계신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코드에 맞는 선생님이 한 분정도는 계실 가능성이 있겠죠.  
 
저는 교과 교사로서 교과의 세계도 안내하면서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 몇 가지를 새기면서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우리 선생님은 참 좋은 선생님이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게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아이들 각자가 생각하는 참 좋은 선생님의 범주는 수업을 잘하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도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수업을 잘하는 선생님은 아니더라도 어떤 모습이든  의미 있게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선생님이라면, 선생님도 그 아이도 정말 살맛 나지 않을까요?
 
이제는 "우리 선생님은 참 좋은 선생님이야"라는 말이 이 시대에 맞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당신은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요? 
 
 

 도움 되셨다면 '❤️' or '짧은 댓글'로 응원 부탁해요~

Copyrightsⓒschoolcultur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도 글이란 걸 써보고 싶어서 블로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읽어줄까? 제가 생각해도 너무 기가 찹니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 자료도 공유하면서 살짝 에세이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카테고리에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학교는 제가 평생 다녔던 곳이니 제 기준에는 적절합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선생님과 앞으로 학교에 다니고 싶은 꿈을 꾸는 분들이 읽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모두들 다 생각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학교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분들이니까요.